흔하디 흔한 돌담
요즈음 누구나 알고 있는 올레길 탐방에서도 그렇고, 굳이 올레길을 걷지 않더라도 제주도를 돌아다니다보면 그저 흔하게 보이는 제주 현무암 돌덩이로 만들어진 거무티티한 돌담. 그저 그냥 육지의 그것이려니 하고 지나치기가 쉽지만 제주도의 돌담은 그 여느 지역의 돌담보다 많이 특별하고 그만큼 각별합니다.
제주에 유독 돌담이 많은 이유는 토양자체에 돌이 많기 때문에 경작지를 하나 개척을 하더라도 무수한 돌이 나오게 됩니다.
즉 땅위에 집을 짓든, 무덤을 만들 든 뭐 하나를 하려고 해도 돌이 나온다는 겁니다.
육지에서는 이러면 돌을 다른 곳으로 치울 수라도 있지만 아시다시피 제주는 섬이기에 섬안에서 이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나오는 돌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돌담을 쌓는 것이었습니다.
제주 돌담은 겉보기에는 얼기설기 막 쌓아 놓은 듯하지만(실제로 담을 쌓은 후 한쪽 끝에서 흔들면 담 전체가 흔들리도록 쌓아야 제대로 쌓은 담으로 칩니다) 바람에 유연하기 때문에 거센바람에도 안전합니다.
이와 같이 전통 돌담에서 제주 선인들의 지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주돌담의 종류
다같아 보이는 돌담이지만 이러한 돌담은 그 돌담을 쌓은 용도에 따라 아래와 같이 구분지어 불리웁니다.
- 밭담 : 밭의 경계로 쌓은 돌담
- 울담 : 집 주위를 두른 돌담
- 잣담 : 목축장 주위를 두른 돌담
- 원담 : 바다 속 돌그물
- 개경담 : 바람과 파도를 막기 위해 쌓은 돌담
- 산담 : 무덤 주위를 두른 돌담
- 성담 : 방어를 목적으로 쌓은 돌담
이러하기에 제주도 전체는 검은 돌담띠가 특유의 경관이 되었고 이를 ‘흑룡만리(黑龍萬里)’라고 불리게도 되었습니다.
또한 담을 쌓는 방법에서도 아래와 같이 구분지어 불리웁니다.
- 백켓담 – 담의 아랫부분은 작은 돌멩이로 빈틈없이 여러 겹으로 쌓아올리고 그 위에 큰돌로 틈새가 나도록 한 줄로 쌓은 담
- 외담, 잡담 – 주변에 흩어진 돌들을 외줄로 크기나 모양에 상관없이 쌓아올린 담(주로 밭담)
- 겹담 – 두 줄은 큰 돌로 쌓고 그 사이에 잡석을 채운 담(주로 산담, 밭담)
- 잣길, 잣벡 – 백켓담이나 겹담의 변형으로 자갈을 넓게 쌓아올려 사람이 그 위를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한 담(경작지까지 진입하는 농로(農路) 사용)
- 경치돌담, 다이아몬드식 쌓기 – 현대에 들어 도입된 방식이다. 돌을 잘 다듬거나 가공하여 빈틈없이 쌓은 조경돌담
이러하기에 제주 돌담을 보는 것만으로도 제주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조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돌담과 제주인의 삶
제주의 경관으로서 돌담을 이야기했지만 실질적으로 제주의 돌담은 제주에 사는 사람들의 애환이 담겨있습니다.
척박한 땅에서 일일히 돌을 고르며 밭을 만들며 쌓은 밭담과 잣담에서도
대몽항쟁과 외구침입 등을 위해 쌓고 보수하여 온 환해장성과 제주의 아픔 4·3성담에서,
오직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산담에서는 제주 사람들의 망자에 대한 의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하기에 제주 돌담을 보는 것만으로도 제주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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